※공지(click)

 

| 글

내가 붙잡아도 떠나가는 것들과 내가 밀어내도 곁에 머무르는 것들을 미워한다. 계절마다 아픈 사람이 있어 계절을 미워하면서도 가끔은, 내가 놓아주지 않아도 저절로 흘러가는 계절의 순리를 사랑하기도 한다. 어리석게 놓아야 할 것을 놓아주지 못 한 채 쥐고있어 아픈 것보다는, 차라리 잡으려 애써도 어쩔 수 없이 흘러가버리는 게 낫다.
나는 이제야 아무렇지 않게 여름을 발음할 수 있다. 하지만 돌아오는 여름 앞에서 내 입술은 또 다시 녹아 여름을 말할 수 없겠지.

그 여름에, 나는 너를 사랑하면 안 됐다.
사무치도록 네가 그리운 이 마음은 단지. 하필이면 네 향수가 그리운 어느 여름밤을 닮아서 그런 것이다. 하필이면, 하필이면 네 샴푸 향이 사무치도록 다정했던 어느 여름의 끝자락을 닮아서 그랬을 뿐이다. 덕분에 나는 다른 계절에도 그 향을 맡으면 순식간에 마음이 여름으로 돌아가 버린다.

J. 너는 왜 하필 사계 중 가장 긴 여름을 닮았나.
@ 퍄퍄퓨

03.26 | 18:15
김나윤, 하필이면 네 향수가 그리운 어느 여름밤을 닮아서

+ comment